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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정리하다가 우연히 돌아가신 아빠목소리를 들었는데

빨간팬더 2021. 11. 26. 10:55

내가 지금 쓰고 있는 폰은 LG G6
아빠가 예전에 쓰시던 폰이다.

호주에서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호주에서 쓰던 폰이 컨트리락 때문인지 유심을 바꿔도 한국통신사 연결이 되지 않았고 중고폰이라도 사야 하나 하고 있을 때 아빠가 예전에 쓰던 거라며 내어주신 폰

예전에 아이폰 도둑 맞은 이후로 스마트폰에 대한 욕심이 없어져서 아빠가 쓰던 구형 스마트폰이어도 감사하게 받아서 지금까지도 잘 사용중이다.

이 폰을 사용하면서 큰 불편함이나 불만 같은 것은 없지만 딱 하나 귀찮은 게 있다면 내부저장소 용량이 넘 작아서 앱을 마음껏 깔 수 없고 주기적으로 비워주어야 한다는 것



어제 마침 토스앱 업데이트를 하면서 600메가 이상의 내부저장소 용량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는데



지금 사용중인 최소의 앱 중 어느것 하나 지우고 싶지 않아서 어떻게든 용량을 확보해보려고 파일관리자를 뒤적였다



필요 없는 오디오파일이 있으면 지우려고 통화녹음 폴더를 열어 하나하나 들어보는데



2019년도 11월까지 녹음된 것들은 모두 아빠의 통화녹음 파일들이었다



마음의 준비 없이 갑자기 오랜만에 돌아가신 아빠 목소리를 들으니 반갑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고..



대부분 통화내용은 아빠 아프시기 전 꽃배달이랑 택배일 할 때 고객과의 짧은 확인전화들이라서 중요한 것은 없지만



얼마 되지 않는 돌아가신 아빠 목소리 기록들이라 차마 바로 지우거나 파일을 옮기는 것 조차 망설이게 되었다



아빠 돌아가시기 직전 사용하던 스마트폰에도 통화녹음 파일들이 있을 텐데 한번 찾아봐야지



아빠 목소리가 너무 그립다